鈴木常吉 (스즈키 츠네키치) - 望鄕 (망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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鈴木常吉 (스즈키 츠네키치) - 望鄕 (망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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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BS 인기 드라마 [심야식당]의 오프닝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아날로그 사나이 츠네키치 스즈키(鈴木常吉)가 노래하는
무뚝뚝한 인생의 비애, 그리고 상냥하게 읊조리는 슬픔과 권태
1집 [물고기 비늘 (ぜいご)] / 2집 [망향 (望鄕)] 국내 동시 발매

'녀석에 대한 이야기'
By 심야식당 주인 (대필 : 아베 야로)

츠네키치라, 잘 알고 있지. 기타센쥬의 정육점 아들 말이지? 심야식당(우리 가게)에 오면 "난 정육점 아들이니까 크로켓에 대해선 좀 까다롭다고"라면서 우롱하이를 마시지.
어릴 적엔 오토바이도 타고 며칠간 소년원 생활도 했다더군. 고교 졸업 당시, 동네 화과자점에서 견습생 장인을 뽑는데 프랑스로 연수를 보내준다는 소문을 어디선가 듣고, 엄마랑 면접을 보러 갔다가 평소 행실이 행실인지라 깨끗이 거절당하고 할 수 없이 대학에 입학했대.
졸업 후엔 어찌된 일인지 그림책 회사에서 일하다가 싸움을 일으켰다나 뭐라나… 여하튼 그만두고 찻집을 오픈했어. 밴드를 결성해서 노래를 시작한 것도 그 즈음이라고 하더군. 이카텐(TBS, 1989년부터 방영된 아마추어밴드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시멘트믹서즈'로 좀 인기를 끌었다나? 그 당시 다카다 와타루(포크 싱어)와 함께 키치죠지에 갔는데, 와타루는 제쳐두고 츠네키치가 사인공세에 시달렸다는 말이 있어.

독신은 아니야. 부인과 함께 세 명의 아들을 열심히 키우고 있다구. 뭐, 부인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지만 말야. 며칠 전에 가게에 츠네키치가 트럼본을 부는 청년을 데려왔는데, 그 청년은 음악만 해서 먹고 살기 힘드니까 일주일에 6일은 목욕탕 청소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더라구. 그랬더니 츠네키치가 "이런 바보, 너 뮤지션 아니야? 뮤지션이 일주일에 6일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면 못써. 나도 십년 가까이 우유배달을 했는데, 월수금만 일했다고."라고 설교하더군. 주 6일과 3일 사이의 미묘한 차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츠네키치가 그렇게까지 말하니 뭔가 중대한 의미가 있겠지. 청년이 집에 간 후에 그는 이렇게 말하더군.
"저 녀석 진짜 바보멍청인데 말야~"
츠네키치가 누군가를 칭찬할 때는, '진짜 바보멍청이'라는 단어가 최고의 표현이라네.
그 날 츠네키치가 얼마 전에 새로 냈다면서 한장의 CD를 주고 갔어. 난 음악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츠네키치의 노래는 꽤 괜찮다고 생각해. 무뚝뚝하면서도 조금은 따스하다고 할까? 그리고 츠네키치의 아코디언 연주도 좋아해. 노골적이라 가끔 오그라들기도 하지만, 밝고 흥겨워서 전주를 듣다 보면 괜스레 마음이 들뜨거든.
어제 오랜만에 츠네키치가 왔길래 이렇게 말했어.
"'제이고'는 황야에 휘몰아치는 바람 같았는데, 이번 작은 좀 말랑말랑해진 것 같아" 라고 했더니,
"그럴 수도 있겠군.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인데, 삶과 죽음은 외롭고 불안한 것이지만 또 그런 게 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그렇게 생각하면 왠지 즐거워진다고나 할까"
"흠... 그나저나 이 앨범 제목인 '망향(望鄕)'은, 어디를 그리워하는건가?"
"기타센쥬를 떠올리며 만들었지"
츠네키치가 지금 살고 있는 도코로자와에서 기타센쥬까지는 전철로 한 시간 정도 거리인데...
"도코로자와에서 기타센쥬를 떠올리면서 '망향'이라니..."
"시끄러. 망향은 망향이다!"
이렇게 말하고 그는 크로켓을 한 입 베어 물더니 우롱하이를 원샷했지.

2집 [망향 (望鄕: 2010)]
점차 기계화되어 가는 사회에서 어딘가 안정된 기분을 선사해주는 두 번째 작품 [망향]에는 더욱 다양한 악기군이 앨범전편에 편성됐다. 페달 스틸과 베이스, 그리고 벤조와 만돌린 등 풍성해진 구성으로 여전히 외로움과 슬픔을 노래해냈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일상의 잡무나 세상의 불합리한 일로 마음이 아플 때 그의 노래는 마치 온화한 파도처럼 우리를 감싸주곤 했다. 첫 앨범의 경우 그의 동료이자 내한공연을 통해 한국에서도 일부 알려진 미카미 칸(三上?)의 라이너 노트로 채워져 있는데, 본 작의 경우 [심야식당]의 만화가 아베 야로(安倍夜郞)가 직접 일본반의 라이너 노트를 작성해줬다. 사실 음악적인 내용보다는 어떤 인간의 캐릭터에 닿아있는 글이었지만 오히려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 데는 더욱 적절한 글귀였던 것 같다.

그저 이 노래들을 흘려 들어도 괜찮다. 찬찬히 듣고 있노라면 앨범의 제목처럼 그리운 어떤 장소로 당신을 데려다 줄 것이다.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려 하지 않지만, 결국 근원적으로는 누군가를 요구하고 있는 어떤 외로운 갈망 같은 감정이 서서히 듣는 이들의 가슴속으로 비집고 들어오려 한다. 어떤 이상한 공감대를 형성해내는 이 수수한 여운은 비교적 오래 지속된다.

요란하고 시끄러운 유행가들 틈바구니에서 투박하지만 고결하게 빛을 발하는, 사람의 마음에 강하고 깊게 파고드는 미묘한 울림이다. 일본어에 정통하지 않음에도 이 목소리를 통해 느끼는 감정은 듣는 이들 대부분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이것은 '고독'이 만국 공용어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것에 다름 아닐지도 모른다. 생각하는, 혹은 생각에 잠기고 싶은 이들을 위한 따뜻한 각성제 같은 노래들이다.

한상철(파스텔 문예부)

 

 

[수록곡]

 

1-1. 海の見える坂 (바다가 보이는 고갯길)

1-2. ウィスキ-·ブル-ス (위스키블루스)

1-3. アヒル (오리)

1-4. ダ-ティ-·オ-ルド-タウン(더티 올드 타운)

1-5. トリちゃんの夢 (토리짱의 꿈)

1-6. 夜明けの物音 (새벽의 소리)

1-7. さびしい時には... (외로울 땐...)

1-8. 大感情 (대감정)

1-9. 鉛の兵隊 (납 병정)

1-10. 水の中の女 (물속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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